이 사회는 다양한 의견들이 얽혀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콘텍스트들 가운데서 자기만의 스탠스를 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각자의 스탠스를 두고 공감의 정도에 따라 피아를 구분하게 된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보다는 한겨레신문의 논조를 옹호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오유보다는 일베에 우호적인 사람도 있다.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끼리 특정한 논리를 공유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진영논리는 그 반대의 순서를 갖고 있다. 논리에 따라 피아식별을 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먼저 피아식별을 해놓고 이에 맞춰 논리를 구성하는 게 진영논리라는 것이다. 물론 논리를 만드는 것 자체를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원래 논리라는 건 만들어내기 나름이기 때문이다. 논리적이지 않은 게 문제이지, 논리만 갖춰져 있다면 문제될 게 없다. 논리가 향하는 방향에는 정답이라는 게 없으니까.

문제는 진영논리가 사람들의 사고를 편협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 답을 도출하는 게 아니라 진영에 따라 정해져 있는 답을 따르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답정너'처럼. 아무리 설득력 있는 논리라고 한들 그것이 상대의 주장이라면 배척되기 마련이고, 반대로 아무리 설득력 없는 논리여도 내 편이 하는 말이면 두말없이 받아들여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진영논리는 교조적이다. 진영논리에서 중요한 건 사유가 아니라 위치이기 때문이다.

P.S. 유시민은 진영논리가 왜 나쁜 것이냐고 반문했지만, 그건 그가 정치의 영역 안에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일 뿐이다. 정치인은 정당 같은 정치세력에 적을 둬야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인에게 진영논리라는 건 결국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진영논리라는 건 백해무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