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다수결의 원리라는 건 여럿이서 무엇을 결정하고자 할 때 택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에 불과한 것이지, 그 과정이 반드시 최선의 결과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다수결의 방식은 자주 쓰이는데, 점심 메뉴를 고를 때 처럼 선택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나 그 선택을 책임질 사람이 없을 때 주로 쓰이게 된다. 그런 점에서 다수결은 비겁한 수단이기도 하다. 선택의 결과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수결의 원리는 민주적 절차를 보장해주는 불가결한 가치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맹신하거나 남발하는 건 절대 이롭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