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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8   촛불집회의 배후세력은 그의 헛된 자신감 (7)
2008/06/07   관심과 용기, 그리고 행동


촛불집회의 배후세력은 그의 헛된 자신감
혼자생각 | 2008/06/08 23:12

넓디 넓은 광화문 거리를 비롯해 안국동 사거리, 청계천, 시청 앞, 독립문 등 서울의 중심부가 촛불을 든 시민들의 인파로 꽉찼다. 연휴를 맞이해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가 이루어졌고, 하루 10여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연휴 내내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시청 앞 광장에는 난데없는 텐트촌이 형성되었고 밤낮 구분 없는 시민들의 축제의 장이 계속되었다.

연일 이어지는 촛불집회와 떨어지는 지지율, 들끓는 반대 여론도 모자라 보궐선거 참패까지도 모자른 것이었을까. 정부의 태도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국민들이 그토록 원하는 재협상은 접어둔채 대통령이 대통령에게 전화로 30개월 이상 소의 수입을 제한할 것을 '요청'하였다. 더불어 재협상을 할 경우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며 이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을 나무라고 있다.

 "불도저라는 별명이 있던데..."

두 달 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 당시 부시가 이명박에게 한 말이다. 어쩌면 이 말에 지금 정부가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미국 쇠고기 수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배짱의 이유를 알 수 있다. 이명박은 그의 별명인 불도저처럼 굉장한 추진력을 갖고 리더십을 발휘하며 묵직묵직한 사업들을 이룩해낸 전적을 갖고 있다. 그가 한 번 추진할 것이라고 마음 먹은 일이면 그 누구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일을 끝까지 추진시키는 것이 그의 특징이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그가 서울 시장 자리에 있을 때 추진시켰던 몇 가지 사업들은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말았다. 청계천 복원을 공약으로 내세웠을 때에도 많은 반대가 있었다. 청계천 일대의 상인들에 대한 생존권과 교통 문제, 환경 문제 등 많은 장애물이 있었다. 또 시내버스 시스템을 정비할 때도 세금을 낭비한다는 등 많은 이견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를 밀어붙였고 결국에는 성공적인 치적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가 한 대기업의 평사원에서 CEO까지 '샐러리맨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과정에 있어서도 그는 실패를 맛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통해 축적되었던 그의 자신감은 서울시장의 당선과 청계천 복원의 성공적인 결과, 경선과 대선의 연승으로 더욱 굳건해져왔다. (자격을 잃기도 했지만 국회의원에도 당선된 적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총선에서까지 여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그의 자신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바로 이 점이 그를 탄핵으로까지 몰고 가는 시민들의 '배후세력'이 되고 있다. 그에게는 반대를 무릎쓰고도 이에 굴하지 않고 결단력 있게 일을 추진함으로써 성공을 거뒀던 경험이 풍부하다. 미국 쇠고기 수입 고시를 연기하고 청와대 인사 쇄신을 거행하는 등 나름대로 자성의 태도를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미국 쇠고기 수입을 성사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수만 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와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그의 머릿 속에는 그의 추진력과 결단력을 믿는 헛된 자신감이 좀처럼 자리를 비우려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불도저와 같은 독단적 태도가 바로 촛불집회의 배후세력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의 현 상황이 그가 과거에 견뎌냈던 숱한 반대의 경험들과는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그는 성난 민심에도 불구하고 일단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시키면 시민들의 저항은 잦아들 것이고 오히려 이를 이용해 한미 FTA 협상에서 우리나라가 확실한 협상 카드를 쥐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쇠고기 수입의 여파와 견줄만 한 협상에 있어서의 미국으로부터의 양보를 확실하게 보장 받은 것도 아니고, '주권'문제가 부각될 만큼 쇠고기 수입 결정은 순전히 우리 정부의 양보에 입각한 것이었다. 즉, 여론의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입을 밀어붙일만큼 과연 이후에 이 같은 결정이 그가 운운하는 '국익'에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불확실한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 하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서는 이유는 단순히 미국 쇠고기 수입 결정에 반대해서가 아니다. 그가 버리지 못하고 있는 독단적인 국정 수행 방식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청계천 복원 때도, 버스 중앙차로 도입 때도 많은 사람들의 반대 여론이 있었지만 그 당시의 반대의 내용은 주로 그 추진 사업 자체에 대한 내용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좀 다르다. 그는 일개의 시장이 아닌 나라의 살림을 책임지는 최고 국가 통치자의 자리에 있고, 이 자리에 걸맞는 의사소통능력과 민주적인 국정 수행 능력을 보이지 못하는 그에게 시민들은 비판의 촛불을 들고 있는 것이다. 즉, 미국 쇠고기 수입에도 물론 문제가 있지만 그보다 더욱 큰 문제는 바로 그 자신의 독단적인 국정 추진과 의사소통능력의 부재에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를 대통령과 현 정권이 과연 자각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오히려 연일 터져나오는 측근들의 언행과 보수층의 터무니없는 주장들을 감안해 볼 때 현 정권의 자성적인 태도에 대한 기대는 무의미한 것처럼 보인다. 한 달이 넘었는데도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과 정부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욱 늘어나고만 있다. 6월 10일을 맞아 시민들과 진보세력들은 대대적인 집회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이 자신들의 오만함과 독선적인 측면을 자각하지 못한다면 정권과 시민들의 충돌은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대대적인 충돌은 양측의 깊은 갈등과 불신을 낳을 것이 뻔하고, 이 갈등과 불신은 훗날까지 우리 사회의 깊은 상처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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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갈등, 독단, 미국, 민주주의, 불신, 쇠고기, 수입, 시위, 의사소통, 이명박, 정권, 진보세력, 촛불집회,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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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snowall@melotopia 2008/06/08 23:53 x
제목 : 소크라테스의 변명
GRE도 끝난 김에, 집에 처박혀 있던 미독서적들을 읽으려고 책장 첫칸부터 안읽은 책들을 찾았다. 거기서 가장 처음에 걸린 책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다. 오오... 한눈에 보기에도 지루하고 고전적일 것 같은 제목이다. 내용은 소크라테스가 고발당해서 사형당할때 까지의 이야기와, 소크라테스가 참석했던 어느 잔치에서 했었던 연설을 모아둔 것이다. 저자는 무려 플라톤. 그를 고발한 자들은 그가 무신론자이고 청년들을 선동하여 죄악에 빠지도록 했다는 혐의로..
Tracked from TransAussie 2008/06/09 18:50 x
제목 : 문제는 국민에 대한 태도입니다.
이건희 전 회장이 삼성의 준천재급 인재라고 하는 참여정부 최장수 '천재장관'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이 한 강연 서두에서 '얼음을 깨려고' 꺼낸 100점짜리 인생이라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우선 알파벳 A부터 Z까지 차례로 1~26점까지 점수를 매겨보면, 흔히 인생 성공에 중요한 것이라 생각되는 Knowledge, Money, Luck 는 각각 96, 72, 47점이 된다고 합니다. 과연 100점 인생을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하고 100점을 넘지..
2008/06/09 07:54 L R X
비밀댓글 입니다
아다리 2008/06/09 17:35 L X
어! 너 뭐야? 너 명휘야?
원더 2008/06/09 17:03 L R X
님하 컴도저임...ㄳ
그냥 2008/06/09 18:48 L R X
트랙백 따라 왔습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마치 신문 논설처럼(물론 조중동은 빼고요^^) 정연한 어조에 읽고 있으니 차분하게 정리가 되네요.
그렇죠 70년대식 불도저라 시대에 맞지 않는 리더십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아직도 상황을 분간하지 못하고 우선 피하고 보자는 꼼수로 툭툭 내뱉는 말을 듣노라면 정말 배후세력인 것 같습니다. 지금 이명박의 '적'은 있을지도 모를 '사탄'과 '친북좌파' 세력이 아니라 바로 이명박 자신인 것 같습니다.
언핏 본 다른 글들도 차분하고 정겨운 느낌이라 무척 좋습니다. 즐필하시고요, 즐거운 블로깅되시기 바랍니다. :)
2008/06/09 20:56 L R X
본인 맞심
2008/06/09 21:44 L R X
비밀댓글 입니다
2008/06/11 05:37 L R X
비밀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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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 용기, 그리고 행동
혼자생각 | 2008/06/07 19:20

여름이 싫다. 천성적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는 많이 더위를 탄다. 이런 나에게는 8월의 뙤약볕이 아닌 바로 요즘이 가장 지내기 어렵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이 과도기적 시기가 나에게는 고역이다. 애매한 시기기 때문에 실내에서든 차내에서든 에어컨을 켜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무더운 날씨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에어컨을 켜고 선풍기를 돌리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이중창과 두꺼운 커튼, 두꺼운 쇠문을 갖춘 폐쇄적인 강의실은 나에게 너무나 더운 곳이다. 그 폐쇄적인 공간에 몇 십 명의 학생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으면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난다. 하루는 견딜 수가 없도록 더웠다. 땀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고 온몸에서 땀이 주르륵 흐르는데도 강의실 안에 앚아있는 다른 사람들은 너무나 평온해보였다. 아무도 두꺼운 커튼에 덮혀있는 창문을 열 생각도, 그렇다고 에어컨을 켤 생각을 하지 않는 듯 했다. 더운 열기가 이글거리는데도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이상할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게 보였다. 결국, 혼자 강의실을 나가버렸다.

노회찬 의원이 텔레비전에 나와 이야기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가 고등학생이었던 시절, 당시에는 이승만 정권의 독재가 막바지를 달리던 때였다고 한다. 그 때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를 일삼는 등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이처럼 도저히 이해가 갈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사람들이 이에 대해서 이상하게 여기기는커녕 아무렇지도 않은 듯 평소처럼 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말도 안되는 협상을 졸속으로 벌여놓고도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연일 계속되는 촛불집회와 들끓는 민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방안 하나 내놓지 않고 있는 정부다. 그 것도 모자라 북파공작원 위령제라는 당치도 않은 구실로 촛불집회를 방해하고, 뜬금없이 보수층을 결집시키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뭔가 잘못돌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평소와 아무런 변화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도 일부의 사람들은 손에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면서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더 이상 학생들만이 아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아줌마들부터 온가족을 이끌고 온 샐러리맨부터 학교에서 나와 거리로 나온 중고등학생들까지. 참여의 폭은 넓어졌다. 그리고 스스로 참여를 즐기고 있다. 더 이상 최루탄과 화염병이 난무하는 시위는 볼 수 없다. 촛불을 들고, 끼리끼리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386들은 막거리를 나누고, 연인들은 데이트를 하러 온다. 새롭다.

물론 아직까지도 세상이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것에 무관심하고, 혹은 시간이 없어서, 용기가 없어서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청계광장이든 시청 앞이든 인터넷이든 정부의 잘못된 발걸음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하나둘 늘어만 가고 있다. 아직까지도 별다른 대책을 강구하지 못한 정부가 단지 시간을 떼우려는 것인지, 아니면 신중하게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불어나는 시민들의 참여가 있기에 미래는 밝다. 기대해본다. 더군다나 우리는 6월 10일의 기억도 잊지 않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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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관심, 보수, 시위, 용기, 정부, 촛불집회, 행동,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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