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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0 올림픽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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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혼자생각 |
2008/08/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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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수많은 악당, 악역이 나온다. 이런 무자비한 악당들이 주인공이나 주인공 주변인물들에게 총을 쏘려고 할 때, 우리는 마음 속으로 악당들의 선처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아무리 악당이라지만 일말의 순수한 마음은 가지고 있겠지.' 하지만 백이면 백 악당들은 방아쇠를 당기고 악당에게 조금이나마 자비로움을 바랬던 우리들의 간절한 희망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남는 것은 허망한 허탈함 뿐이다.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도 왠지 모르게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올림픽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모습들. 각 나라의 국기를 가슴에 달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여느 나라 선수 할 것 없이 서로의 성적을 축하해주는 선수들의 다정한 모습. 국가, 인종 할 것 없이 손에 손을 잡고 올림픽이라는 축제를 맘껏 즐기는 세계인들의 모습. 이 때 만큼은 서로의 이해관계나 역사적 감정 등을 뒤로 한 채 그저 각국의 사람들과 허물없이 웃고 뛰어 노는 것 뿐이다. 그리고 그러길 누구나 원한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만큼이나마 조금의 순수함을 바랬던 것도 과욕이었을까, 현실은 너무 냉혹하다. 선수단이 입장하고 이를 반갑게 맞이하는 푸틴 총리의 미소 한편으로, 러시아는 그루지야와 서로를 죽고 죽이는 전쟁을 시작했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세계인들을 환영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위용을 과시하기에 급급했고, 티벳을 염두해둔 소수민족들에 대한 속보이는 퍼포먼스는 한복을 입은 조선족 무녀들이 오성홍기 앞에 고개를 숙일 때 그 위선의 절정에 다달았다. 이에 질세라 미국은 수단 망명자를 기수로 세워 수단의 독재 정권을 원조하고 있는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각 국의 이해관계와 자존심 대결 등은 올림픽에서도 여전했다. 올림픽이라는 2주간의 짧은 기간에서나마 모든 장벽을 허무는 순수한 마음을 바랬던 기대는 허무하게 무너져내렸다. 너무 어리석은 기대를 했던 것이었을까. 내가 아직 어리고 너무 순진한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어제 있었던 60kg급 유도 경기. 최민호 선수, 말이 필요 없었다. 어찌나 화끈하게 상대들을 한판으로 제압해버리던지. 전광석화 같은 엎어치기도 일품이었지만, 결승에 올라올 때까지 묵묵히 아무 표정이 없다가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흐느껴 우는 모습만큼이나 감동겨웠던 장면은 최민호 선수에게 결승에서 무릎을 꿇은 오스트리아 선수가 흐느껴 우는 최민호 선수를 포옹해주고 축하해주는 모습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을 눈 앞에서 놓쳤던 아쉬움이 얼마나 컸겠는가, 그런데도 승자를 인정해주고 기쁨에 겨워 울고 있는 승자를 포옹하며 토닥여주는 그의 진심어린 축하의 마음은 승부를 떠나서 올림픽의 진정한 정신을 보여준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하루빨리,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처럼 넓고 깊은 마음으로 올림픽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날이 다가 왔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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