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설가' 신해철을 잃다.
Posted at 2009/02/11 20:04// Posted in 에세이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8개로 8관왕에 오르며 '영웅'으로 등극한 마이클 펠프스, 이후 미국인들은 물론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구설수에 올랐던 마리화나 복용 사실을 시인하면서 팬들을 충격 속으로 몰았다. 그래도 파티에서 잠깐 마약에 빠진 정도는 봐줄만 했다. 그런데 더 실망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의 '본좌'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해오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스테로이드 약물 복용 사실을 양심고백한 것이다. 그동안 그가 보여줬던 그의 화려한 경기력이 결국 금지약물의 힘이었다는 허망함은 팬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비슷한 일이 우리나라에도 일어났다. 가수 신해철이 입시학원의 광고 모델로 등장한 것이다. 그동안 그가 펼쳐오던 교육론과는 상반되는 행보였다. 어느새부터인가 그에게는 가수라는 본업보다 독설을 내뿜는 '논객'의 이미지가 짙어졌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신해철이라는 그의 이름을 검색해보면 이제는 그의 노래보다 그의 언변이 더 많이 나올 정도로 날카로운 독설가의 면모를 보여준 그였다. 그는 평소 경쟁이 과열된 현 입시제도를 '입시노동'이라고 비판해왔다. 정작 중요한 인성교육은 말살되어버렸고 그저 성적순에 따라 학생들을 일렬로 세우는 천편일률적인 교육제도의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그러던 그가 광고 속에서 '특목고 총 980명 합격'이란 카피를 외치게 되었다. 사교육은 가진자들만의 학력 세습이라 비판해오던 그가 평소 그러한 비판 덕분에 생겨난 그의 독설가적 이미지를 한 사교육 입시학원의 광고를 위해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광고를 찍는 것은 신해철 본인의 자유다. A.로드리게스가 약물 복용 사실을 시인한 것과는 약간은 다른 문제다. A.로드리게스가 약물 복용을 한 것은 분명 해선 안 될 금지된 행동이었지만 신해철이 광고를 찍은 것은 전혀 금지될 만한 행동도 아니었고 개인 의사에 따른 자유로운 부분이었다. A.로드리게스는 징계나 처벌을 받겠지만 신해철에게는 처벌 같은 것들을 내릴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A.로드리게스의 약물 복용에 전 세계 야구팬들이 배신감을 느끼며 실망했던 것처럼 우리 또한 평소 그의 지론과는 상반되는 그의 광고 출연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선택을 했을 뿐이고, 그가 법이나 도덕률을 어긴 것도 아니었던 이상 그의 선택에 직접적으로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앞으로 매스컴에서 영향있는 목소리를 내던 '독설가 신해철'로서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A.로드리게스의 걸출했던 야구실력이 어쩌면 약물복용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팬들이 지난 그의 야구 기록들과 성적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의심을 지울 수 없게 된 것처럼, 토론 때 마다 보수논객들의 허점을 시원스레 긁어주던 신해철의 날카로운 입담 또한 앞으로 '말만 번지르르 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신해철에 거는 기대가 컸다. 그의 거침없고 시원한 입담도 물론 나쁘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그가 가수 출신으로 토론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것, 그 자체가 좋았다. 그는 교수나 정치인, 언론인들만으로 채워지던 기존의 토론 원탁의 지리함을 깨버렸다. 명문대학을 나오고, 석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을 마치 '진짜 논객', '진짜 지식인'인마냥 생각하는 일부 꽉 막힌 식자들을 통렬하게 비꼬았다. 토론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 가수이건 연예인이건 학생이건 회사원이건 상관없이 누구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알려주던 그였다.
그러던 그가 이제는 토론 패널로 초청될 수 있을지마저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번 일을 통해 과거 그가 '논객'으로서 갖던 영향력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가 광고를 찍은 이유가 무엇이었든 '언행일치'라는 덕목을 중요시하는 우리 정서상 그의 '말빨'은 그 효력을 잃게 되었다. 평소 그가 역설하던 교육관과 상반되는 그의 광고 출연 결정도 물론 아쉬운 점이지만, 무엇보다 더 아쉬운 점은 그의 개인적 결정 때문에 우리는 TV토론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던 비주류 출신 논객을 잃게 되었다는 점이다.
뭐 한마디로 '언제든지 변할수 있는 사람' 정도로 치부하고 있었다고나 할까요 ^^;
뭐 무슨 분명 일이 있었다고는 생각됩니다만 많이 아쉽네요.
현실적으로 돈준다는 마다하기가 쉽지않은 것이 사실...
그러니까 입조심을 했어야했다는..ㅋ
이번일은 저에게도 꽤 실망스럽게 다가오네요
사교육에 많은 회의감을 가지고 있던 제 생각때문이기도 하겠지만요 ^^
머 하긴 신해철씨 경운 저도 그기 독설가이긴 해도 언제든 변할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 했긴 햇네요
신해철도 이러한 현실을 비난했던것 같습니다 학원을 보내지 말자가 아니라 아이수준에 맞는 곳으로 보내자는..
암튼 공식적인 입장을 말해줄때까지 기다릴수 밖에 없네요.
그렇게 보기엔 '특목고 980명 합격'이란 말이 좀 눈에 거슬리는데요ㅋㅋ
그나저나 선배님이세요??
전 반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생각없이 저렇게 저질렀을리가 없자나요 바보가 아닌데요 아우 궁금해!!!
저는 반신반의하는 입장이지만..왜 그랬는지 많이 궁금합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저렇게 저질렀을리가 없다고 봅니다.
광고를 선택한건 신해철 본인이니까요.
휴~
그런데 신해철교육관이랑 학원이랑은 같지않나..
학원문구가 눈에 보여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