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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3   까메오 도지사
2008/04/11   잃어버린 애마
2008/04/08   우울한 부다페스트 (1)


까메오 도지사
혼자생각 | 2008/04/13 23:41

불과 몇 분 전, TV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엄마, 아빠가 즐겨보던 드라마에 뜬금없이 낯익은 얼굴이 등장했다. 원래 드라마란 낯익은 사람들이 출연하는 것이지만 뜬금없었던 이유인 즉슨 그 낯익은 얼굴이 이런 드라마와 어울릴 만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김문수 경기도지사였다. 원래 영화 같은 곳에서나 잠깐씩 등장하던 까메오였지만 요즘들어 드라마에 까메오 열풍이 들어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톱스타들이 TV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런 까메오의 열풍이 정치인의 영역까지 미칠 줄이야.

세상이 참 달라졌다는 사실을 오늘도 새삼 깨달았다. 철저하게 어두컴컴한 검은 양복에 딱딱하디 딱딱한 무거운 인상으로 대변되어지는 기존의 우리나라 정치가에 대한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어느새 경기도지사라는, 한자리 하고 있는 유력 정치가가 말도 안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 까메오로 등장하는 모습을 보고야 만 것이다. 어딜가나 위신과 모양새를 챙기기에 급급한 이른바 정치계의 '어르신'들이 보기에는 혀를 끌끌 찰 철없는 광경일테지만, 이 '어르신'들의 검은 양복과 재는 듯한 가래끓는 목소리의 식상함보다는 차라리 철없는 도지사의 행적이 신선하다.

생각해보면 정치인과 연예인은 공통점이 많다. 사람들의 인기로 먹고 산다는 점, 온갖 대중매체에 가장 많이 등장한다는 점 등등. 요즘 학자들이 정치계에 입문하는 폴리페서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이런 폴리페서들 못지 않게 연예인들의 정계 진출 러쉬 또한 굉장하다. 영화 속에서의 억척스러운 욕쟁이 할머니에서부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어설픈 몸개그를 보여주었던 한 진행자에 이르기까지 어제의 연예인이 오늘의 정치인이 되어가고 있다. 얼굴이 널리 알려져 있다는 것이 정치인으로의 입문, 혹은 그 정치인 자체에 있어 얼마나 큰 이점으로 작용하는지 잘 알려주고 있는 대목이다.

이렇듯 정치인들에게 TV는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이다. 정치인도 연예인과 다를 바 없다. 꾸준히 TV에 나와서 자신의 얼굴을 알리는 것이 그들의 밥그릇을 지키는 길이다. 그 것이 과거에는 주로 뉴스나 토론, 시사 프로그램이었다면 이제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나아가 드라마 뿐만이 아니라 토크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까지 정치인의 출연이 이어지리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물론 포퓰리즘이니 어쩌니 하면서 이와 같은 정치인들의 행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하지만 분명한건 대중들과 좀더 낮은 자세에서 소통하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이다. 분명 그 소통이 진정한 의미의 소통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다. 하지만 연신 '각하'를 외쳐대며 고개를 조아렸듯 권위에 대한 맹신이 아직 잔재되어있는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그들의 나름데로의 노력과 시도는 분명 의미를 갖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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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마지막 스캔들'에 특별출연한 김문수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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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까메오, 드라마,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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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애마
배낭여행 | 2008/04/11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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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마이자 나의 영혼, 절친한 벗, 인생의 동반자, 추억을 잃었다.

내가 실수로 어디 두고 온 것도 아니고, 두 눈 멀쩡하게 뜬 상태로 헝가리 악당들에게 당해버렸다.
요즘 유행하는 '지못미'라는 말만큼 와닿는 말이 없다. 정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캠코더야.

처음 살 때가 기억 난다. 처음 손으로 카메라를 잡고 집안 이리저리를 돌아다녔다. 테이프를 사서 찍었다가 지우고 다시 찍고를 반복했다. 계속 갖고 싶었던 것이었기에 처음 포장을 뜯고 난 후 지금까지 내내 애지중지 아꼈다. 조금이라도 흠이 가면 다친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처럼 가슴아파했고, 하루에도 수 십 번씩 닦고 또 닦아주었다.
추억도 많았다. 친구들이랑 여행간 것도 찍었고, 학교에서는 여러가지 재밌는 동영상들도 만들어보았다. 과제로 인터뷰를 하는데 사용하기도 했고, 이곳저곳 혼자 돌아다니면서 재밌는 것들을 많이 찍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혼자 떠난 유럽여행의 추억들을 담고 있었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잃어버린 사실을 알았을 때에는 정말 속상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기차를 바꿔타고 돌아가 부다페스트 한 곳 한 곳을 다 뒤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떻게든 찾고 싶었다. 하지만 속만 타오를 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누구한테든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렇다고 하소연을 들어줄 사람조차 있지 않았다.
지긋이 눈을 감고 혼자 당황함과 아쉬움을 삭힐 수 밖에는 없었다. 혼자 여행을 왔다는 것이 얼마나 서러웠는지 모른다. 내 딴엔 엄청나게 큰 일을 당해도 어느 누구에게 말한마디 못하고 위로 한마디 듣지 못했다. 하지만 별 수 없었다. 그저 계속 계속 혼자 마음을 푸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점점 마음도 가라앉았고 차분해질 수 있었다. 좋은 경험했으려니 하고 좋게 생각하려고 하는 여유까지 갖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쉽다. 구린내나는 저먼 이국땅의 어느 암시장에서 뒹굴 내 캠코더를 생각하면 슬프다. 안타깝다.

정들었던 내 캠코더야,
마지막까지 나에게 경험이라는 뜻 깊은 선물까지 주고 떠난 내 캠코더야,
부디 좋은 주인 만나서 이 넓디 넓은 세상 훠이 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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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hc3, 소매치기, 캠코더, 헝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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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부다페스트
배낭여행 | 2008/04/08 23:03

영화 '글루미 썬데이'로 유명한 우울의 도시 부다페스트 Budapest.

크라코프에서 장작 9시간의 기차여행을 통해 늦은 밤 부다페스트 동역에 도착했다. 무슨 비행기도 아니고 9시간 동안 기차에 꼼짝않고 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워낙 혼자 기다리고 비행기타고 열차타고 지겹도록 돌아다닌 탓에 오랜 시간 홀로 있는 것은 그리 어렵고 지리하지만은 않았다.

미리 전화로 알아둔 숙소로 가기 위해 길을 걷다가 밤길이 너무나도 헷갈려서 그냥 택시를 탔다. 정말이지 유럽은, 그것도 특히 동유럽은 저녁 시간만 되어도 길거리가 컴컴하다. 때문에 어두운 밤 시간에 길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택시를 탔는데 기사 아저씨가 너무도 친절했다. 밤가운 마음에 서투른 영어로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별에 별 이야기를 다했다. 원래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끼리 만나면 영어로 더 대화가 잘 되는 법.

그 다음날,
구름이 잔뜩 낀 우중충한 날씨의 부다페스트는 역시 말 그대로 우울한 도시였다. 숙소에서 나왔는데 세차게 부는 바람이며 기분 나쁠 정도로 흐린 하늘 빛은 괜시리 우울하다 못해 암울했다. 바로 앞에 흐르는 도나우 강 또한 마찬가지였다. 유난히 자살률이 높다는 이 부다페스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 도나우 강으로 몸을 던졌으리라는 침울한 생각을 해보았다. 이런 하늘빛과 강을 바라보자니 부다페스트가 왜 높은 자살률로 유명한지 알 것 같았다.

그렇게 아름답다던 세체니 다리도 잔뜩 흐린 날씨에서는 회색 빛의 철색? 그대로의 본연의 우울한 색깔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런 세체니 다리를 건너 왕궁 언덕으로 향했다. 왕궁 언덕 위에서는 도나우 강을 앞에 두고 부다페스트의 시가지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다른 유럽의 도시들보다 꽤 큰 규모의 시가지 모습이었다. 왕궁의 언덕에서 성당과 요새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내려왔다.

중앙시장에도 가보았다. 시장이라고 해서 다른 곳들처럼 길거리에 널려져있는 그런 시장을 상상했는데 부다페스트의 중앙시장은 유명한 건축가 에펠이 만든 멋진 큰 건물 안에 있었다. 고기에서부터 과일까지 온갖 먹을거리가 가득했고, 위층에서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여러가지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을 파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그래도 명색이 시장이라고 관광객들보다는 정말 장을 보러 온 현지인들이 많이 보였다.

구시가지에서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저녁이 되었고 대충 케밥과 햄버거 패스트푸드로 굶주린 배를 채웠다. 배를 두들기면서 숙소로 돌아가던 도중 멀쩡히 생긴 한 서양 여자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다소 억양이 강한 영어로 어디서 왔느냐, 이름은 무엇이냐, 몇 살이냐, 여행을 왔느냐, 어디를 여행 했었느냐 등등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얼떨결에 대답도 하고 그랬는데 갑자기 근처 펍이나 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자며 날 데려가려는 눈치에 뭔가 수상쩍기도 하고 해서 그냥 미안하다고 하며 자리를 빠져나왔다. 나중에 현지 성매매 호객 행위를 하는 사람이거나 으슥한 곳으로 유인해서 돈을 뺏는 강도였을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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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했던 부다페스트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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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유명한 세체니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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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우 강변에서 귀여웠던 한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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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체니 다리의 멋진 야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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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부다페스트, 세체니다리, 야경, 우울,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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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예쁜이 2008/04/09 02:49 L R X
너 셀카도 올려줘봐 나만 괴롭게 하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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